취업 후 동기가 주식 투자를 하면서 나누던 이야기가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어요. 아직 정확히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투자하기 전에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이신 분들은 코스닥과 코스피의 차이를 먼저 확인하고 보시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번에는 SK 하이닉스가 만드는 제품을 통해 반도체 용어를 정리해 봤습니다. D램, 낸드, HMB을 처음부터 외우려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컴퓨터로 사진을 저장하거나 숙제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읽으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거에요.
아래 비유는 역할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실제 반도체 내부가 책상이나 도로처럼 생겼다는 뜻은 아니니 참고해 주세요!
SK 하이닉스는 무엇을 만드는 회사일까?
SK 하이닉스의 주요 제품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있습니다. 메모리는 데이터를 기억하는 역할을 해요. 다만 작업하는 동안 잠깐 기억하는 것과 전원을 꺼도 남겨 두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숙제하는 상황을 떠올려 볼게요. 문제를 푸는 사람, 지금 교과서와 공책을 펼쳐 둔 책상, 숙제가 끝나면 공책을 넣어 두는 보관함이 있죠. 컴퓨터도 계산하는 부품, 작업 중인 자료를 담는 메모리, 파일을 보관하는 저장장치가 역할을 나누어 맡습니다.
SK 하이닉스를 이해할 때는 이 가운데 작업용 메모리와 저장용 메모리부터 구분하면 됩니다. 회사 이름과 제품 이름을 따로 외우기 보다 어떤 역할을 하는 부품인지 연결하는 거에요!
D램 : 지금 사용할 자료를 펼쳐 두는 책상
D램은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임시로 담아두는 메모리입니다. 전원이 끊기면 저장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요. 이런 성질을 ‘휘발성’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는 전원이 있어야 기억을 유지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문서 프로그램과 인터넷 창을 함께 열었다고 해볼게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일부가 D램에 올라갑니다. 자료를 꺼내 책상 위에 펼쳐 놓고 일하는 모습과 비슷해요.
책상이 넓으면 교과서와 공책을 여러 권 펼쳐 둘 수 있죠. D램 용량이 넉넉하면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담을 여유가 생깁니다. 하지만 책상이 넓다고 문제를 푸는 사람까지 빨라지는 것은 아니듯 메모리 용량 하나만으로 컴퓨터 전체 성능을 판단할 수는 없어요.
컴퓨터 사양에서 ‘메모리 16GB’를 봤다면 보통 이런 작업용 메모리 용량을 설명하는 항목입니다. GB는 데이터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에요. 저장장치에도 같은 단위가 쓰이므로 무엇의 용량인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낸드와 SSD : 숙제가 끝난 공책을 넣는 보관함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저장된 데이터를 유지하는 메모리입니다. 이를 ‘비휘발성’이라고 해요. 책상에서 다 쓴 공책을 보관함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 날 다시 꺼내는 모습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사진을 컴퓨터의 SSD에 저장한 뒤 정상적으로 종료했다고 해볼게요. 다음 날 다시 켜도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은 SSD가 낸드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휘발성이라는 말이 고장이나 데이터 손실까지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여기서 낸드와 SSD가 같은 말은 아닙니다. 낸드는 데이터를 담는 반도체 부품이고 SSD는 낸드와 이를 관리하는 제어 기능 등을 갖춘 저장장치에요. 데이터를 저장하는 부품과 그 부품을 사용해 만든 완성된 장치를 구분하는 겁니다.
‘메모리 16GB, SSD 512GB’인 컴퓨터를 예로 들면 앞은 메모리 16GB는 작업용 책상의 크기이고 SSD 512GB는 보관함의 크기에 가까워요. 사진을 더 많이 저장하고 싶은지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고 싶은지에 따라 살펴볼 항목도 달라집니다.
HBM :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만든 D램 계열 메모리
HBM은 High Bandwidth Memory의 줄임말로 우리말로는 ‘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여러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연결하는 구조를 사용해요. 이름이 다르지만 HBM도 D램을 바탕으로 만든 메모리라는 점부터 기억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대역폭’은 무엇일까요? 일정 시간 동안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합니다. 같은 시간에 자동차 10대가 지나갈 수 있는 길과 100대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떠올려볼게요. 더 많은 차가 지나갈 수 있는 쪽이 대역폭이 큰 상황과 비슷합니다.
‘용량’은 주차장에 차를 몇 대 세워 둘 수 있는지이고 ‘대역폭’은 길을 통해 일정 시간에 차가 얼마나 많이 오갈 수 있는지에 해당합니다. 데이터를 많이 담는 것과 많은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에요.
따라서 HBM 설명에서 용량과 대역폭이 따로 나오는 것은 같은 성능을 두 번 설명하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담는가와 얼마나 전달하는가를 나누어 읽으면 됩니다.

AI 기사에는 왜 GPU와 HBM은 왜 함께 등장할까?
CPU는 컴퓨터의 여러 명령을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입니다. GPU는 많은 계산을 병렬로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어요. 병렬 처리는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누어 동시에 하는 모습으로 떠올리면 됩니다. GPU는 그래픽 처리뿐 아니라 AI 계산에도 활용됩니다.
계산할 사람이 100명 있어도 문제지가 한 장씩 천천히 도착하면 기다리는 사람이 생기겠죠. AI 시스템에서도 연산 장치의 계산 능력과 함께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GPU와 HBM을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는 GPU가 연산을 맡고 HBM은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담고 주고받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두 부품이 기사에 함께 등장하는 거에요.
다만 이 비유를 ‘GPU는 무조건 HBM을 사용한다’거나 ‘HBM만 바꾸면 전체 성능이 같은 비율로 좋아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는 계산 장치와 메모리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는 점을 이해하면 충분해요.
현재 세계 반도체 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이 부분은 2026년 10월 25일까지 확인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처음 반도체 기사를 읽는 입장에서는 시장 전체의 판매액, 메모리 수요, 공급 상황을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좋습니다.
세계 시장의 판매액은 커졌어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SIA는 2026년 10월 5일 올해 8월까지 세계 반도체 누적 매출이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가 얼마의 금액으로 판매됐는지를 보여주는 통계에요.
하지만 시장 전체의 판매액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반도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똑같이 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큰 상가의 전체 매출이 증가해도 안에 있는 가게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개별 기업의 상황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SK 하이닉스는 AI 관련 메모리 수요를 설명했어요.
SK 하이닉스는 2026년 7월 29일 발표한 2분기 실적 자료에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HBM, AI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했다고 밝혔어요.
앞서 배운 용어에 연결하면 AI 시스템에서는 계산 장치뿐 아니라 작업용 메모리와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장장치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BM 하나만 기억하기보다 D램과 낸드의 역할을 함께 알아두면 회사의 제품 설명을 읽기가 쉬워져요.
일부 분야에서는 공급 부족도 나타났어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 10월 15일 공개한 보고서 요약에서 3분기에 메모리, AI 반도체, 첨단 공정 연산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이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필요한 제품을 원하는 만큼 확보하기 어려운 분야가 있었다는 설명이에요.
주문이 많아도 식당에서 음식을 한꺼번에 무한정 만들 수는 없죠. 반도체도 수요와 실제 공급 능력을 함께 봐야 합니다.
위 링크 속 자료들을 함께 읽으면 시장 판매액의 증가와 일부 제품의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어요. 반도체 산업 전체를 하나로 묶어 모든 제품의 상황이 같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제품에 관한 이야기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용어를 이해하고 주식 기사를 읽을 때는 제품과 실제 실적을 연결하기
이제 SK 하이닉스가 어떤 회사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라고 설명할 수 있겠죠? D램은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임시로 담고 낸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보관하며 HBM은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만든 D램 계열 메모리입니다.
그 다음에는 기사가 제품 개발 소식인지 실제 공급 소식인지 매출과 이익에 관한 발표인지 나누어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는 사실과 그 제품으로 얼마를 벌었다는 사실은 다르니까요.
산업이 성장한다는 말만으로 특정 주식의 가격까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를 생각한다면 회사가 무엇을 만드는지 이해한 뒤 실제 실적 발표 자료까지 연결해서 확인하는 순서로 접근하려고 해요.
아직 주식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단어의 뜻부터 알고 나면 기사를 읽을 때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 조금은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이 회사 이름과 주가를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